9월 22일 화요일 Pm 1:25

9월 22일 화요일 Pm1:25

갑자기 상담가선생이 물이 한참이나 끓고 있는데도 멍하니 딴생각이다. 다시 방이 검게 변해가는 듯하다.
"선생님."
"아, 죄송합니다. 잠시 제가 딴생각이 들었네요."
다시 이양반은 내앞에 커피를 내밀고 내 앞에 앉아 나의 이야기를 듣고자 내게 관심을 가져주고 있다. 비록 단일적인 기억, 저 컴퓨터 안의 내자료들로만 이루워진 기억이지만 난 그것만으로도 날 기억해준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나는 이 커피에서 나는 향처럼 이내 흩어질 사람이니까.
 "아마 선생님께선 벌레가 최근의 저의 존재부터 과거의 저의 존재를 먹어가는걸 알고계실껍니다. 아마 제가 오기전 컴퓨터에 있는 제 데이타를 통해 충분히 아실 내용일 껍니다."
상담가양반이 약간의 움찔한 기색이 보이다. 하긴 이런말은 지금껏 처음 한 말인듯 싶다. 상담가는 그세 평정심을 찾은듯 다시 차분해진 표정으로 내게 대답했다.
 "들키지 않으려고 나름 애를 썻는데 그게 잘 안됐나 보네요. 기분 나쁘셨다면 일단 사과 드리죠. 거억하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어짜피 이젠 익숙한 일이니까요." 
 "익숙한 일이라고요? 그럼 이 익숙한 일에 대한 심정이 어떻습니까?"
심정이라고? 아니 이 양반이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나? 난 잠시 그를 멀뚱멀뚱 바라봤다. 이양반은 뭐 대수롭지 않은 질문인양 날 보고있다. 그렇게 서로 말없이 바라보다 결국 내가 대답했다. 젠장.
 "제가 어떨것 같습니까? 눈에 넣어도 안아플 아들녀석도 사라지고, 평생을 같이 살자는 아내도...아니 아내였던 여자도 이젠 없고 이젠 친구라는 것도 없는 상태입니다. 어떨것 같습니까?"
말하면서 난 내가 어떤 심정인가 스스로 되뇌여 봤다. 그리고 한가지 결정이 내려졌다.
 "놀랍게도 지금은 아무런 감정이 없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왜 나에게 이런일이 일어났는지 믿지도 않는 신에게 원망하기 위해 어릴때 크리스마스 아니면 안가던 교회에 가서 울면서 애원도 해봤죠. 이젠 익숙해 진건지 아니면 벌레가 존재하고자 하는 제 의지마저 먹어버린 것인지 이젠 아무런 감정도 없습니다. 신기하죠?"
 스스로 내린 답이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기분이 나쁜건 사실인듯 싶다. 스스로 낙담하게 만든 내 상황이나 이런 상화엥 대한 심정따윌 물어보는 이 상담가. 카메라는 내 기분도 모른체 내 대답을 고스란히 찍어내고...아니 기억하고 있다.
 약간 분이 나있는 상대에서 또 다시 내게 질문을 한다.
 "그럼 지금 벌레에게 존재가 먹혀가고 있는데 본인의 끝은 어떻게 되실것 같습니까? 저야 이렇게 매일매일 컴퓨터나 카메라에 저장된 정보를 기억한다지만 어짜피 그건 당신에 대한 기억이 아니라 그져 저장된 데이타일뿐이지 저도 늘 당신을 잊고..아니 존재를 모르고 살고있는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하면 저기 밖에 비서는 지금 당신을 기억이나 할......"
 이 빌어먹을 상담가 말에 욱하고 말았다. 이 남자가 날 자꾸 불안하게 만든다. 어느세 난 상담가의 멱살을 잡고 주먹은 날아가고 있다
"그만해! 이 빌어먹을 새끼야!"
 내 주먹에 쇼파가 뒤로 넘어갔다. 지금 이남자 앞에 있는 나는 확실히 존재한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by 心臾浪 | 2009/04/27 11:28 | -존재를 먹는 벌레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idonotsick.egloos.com/tb/4326938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